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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부양에 대한 편견
 언제던가 남/여성 대상으로한 취업 목적 설문 결과가 돌아다니는걸 본적이 있었다.  남성과 여성의 취업 목적은 서로 순위만 달랐지 비슷비슷 했었는데, 딱 하나 눈에 띄게 달랐던 점이 남성의 취업 목적 1순위였던 '가족 부양'이 여성의 취업 목적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걸 재미나게 여기면서도 묘하게 수긍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런 글을 보고나니 수긍을 하면서도 묘하게 섭섭하다.

남자의 부양 의무란 

 남성은 자기 개발을 목적으로 취업 하면 안되나? 여성은 가족 부양을 하면 안되고? 여성은 어미니까 돈 못벌더라도 자식 보면서 살고 싶고, 남성은 아빠니까 자식 못보더라도 돈을 벌어와야 하나? 여성의 모성애가 대단하고 중요하다는 것도 인정하고, 돈을 누군가 벌어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아빠도 부모인데 저런식으로 얘기하는 건 너무하잖은가.-_-;;;

 나 또한 가장인 남성이 돈을 벌어와서 가족이 생활하는 가치관 하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남성이 돈을 열심히 벌어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 글에 나오는 남편분이 좀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아내분이 갑갑한 마음도 심정적으로는 좀 공감이 간다. 한 10년이나 15년 후에(그러니까 가정을 꾸린 후에) 내가 직장을 잃고 재 취업을 포기하게 된다면, 가족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힘들겠는가. 좋은 가정을 꾸리는 것이 첫번째 목표인 나로서는, 상상만으로도 괴롭다.
 하지만 애시당초 남자라고 자기 시간을 갖고싶고, 친구와 놀고 싶고. 자식과 지내고 싶은 마음이 결여된 생물이 아니다. 그런데 왜 남성은 그러지 못한 삶을 당연히 감내해야 하고(혹은 주위에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성은 그것이 도저히 감내해낼 수 없는 일이라고 느껴 정신병원에 다녀야 할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가. 남자가 원죄가 더 깊어서 그런건가?-_-; 농삼아서 한국에서 남자(특히 장남)로 태어난 건 죄라고 얘기하곤 했지만, 저런 글을 보니 내 입장에선 서글프다.

 그래도 여자분이 쓴 글이라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는 역할이 얼마나 힘든지를 많이들 공감하는것 같다. 다른분 트랙백처럼 남성도 여성도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서로를 좀 더 아껴주고 배려할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덧. 양파 님이 가져오신 첫번째 댓글처럼 '이 글이 남편이 전업주부인 와이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었다면 아마 어마어마한 댓글이 달렸을것 같네요...'라는 코멘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들은 언제까지 '일부' 여성들이 남녀평등과 남성의 의무를 함께 주창하는 것을 들어야 하는 것일까. 징글징글해.
by Ranbel | 2008/03/21 01:37 | 잡상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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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말. at 2008/03/21 11:49
여러 모로 공감해요. ^^ 요새 생각하고 있는 주제랑도 비슷해서 언제 길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종종 다니던 블로그에서 여자분은 일하시고 남자분은 1년 육아휴직을 내서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이야기를 읽곤 했는데.. 여러 모로 배울 점이 많은 부부였어요.
여자가 '원칙적으로 육아/가사를 해야 하는 사람, 단 약간 시간 내서 돈 벌어오는건 허용됨, 즉 돈은 적어도 널럴한 직업을 택해 아이 키우기에 특화할 것' 이라고 규정되어선 안 되는 것처럼, 남자도 '무조건 돈 벌어오는 게 우선, 단 시간 내서 아이 봐주고 가사일 하는 건 허용됨' 이라고 규정되는 건 이상해요.

가사일과 아이를 돌보는 걸 더 잘하고 즐거운 남자도 있고, 밖에서 일하는 걸 더 잘한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여성도 있을 수 있는데.. 후자에 대한 목소리는 그나마 커지고 있지만 전자의 남자는 아직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앞에 말했던 블로그의 남자분도, 낮에 아이 재우고 유모차에 태워서 산책이라도 나가면 주변의 시선이 '쯧쯧.. 남자면 나가서 돈을 벌어야지 저게 뭐하는 짓이야? 아내랑 사별이라도 했나? 능력이 없나?' 이래서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Commented by Ranbel at 2008/03/21 18:12
사회 전체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돈이 벌리는 활동' =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활동'이라고 여기는 추세이고, 그때문에 '가정일을 하는 남성'보다 '돈을 벌어오는 여성'에 대해서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 돈이 중요한걸 인정한다고 해도, 꼭 당장 손에 쥐어지는 돈만이 경제는 아닌데 말이야. 쩝

메신저에 들어와 있을때는 대부분 이야기할 시간이 있다는 거니까, 언제 짬 날때 같이 얘기 나눠 봅시다.^^
Commented by 로무 at 2008/03/21 19:36
골치아픈 이야기. 덤으로 처는 부양가족 맞음. 오죽하면 (수입이 없는 처의 경우)세금혜택이 있겠어.
Commented by 코칭 at 2008/03/21 23:46
사회의 시스템은 변화하는 거니까..
여러가지가 맞물린 상황이라서....

자신의 가정에 대해서 책임은 남편과 처 양쪽 모두에 있는건데
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남편이 욕먹어도 싸지..
남편이 완전히 전업주부로 간거 같지도 않고...
어영부영한 그런 상황이 부인을 힘들게 하는것 같음..
부인의 능력이 출중해서 남편이 전업주부 해도되는 상황이
아니잖아.

어쨋든 생산성의 목적에서 보자면 여성의 사회활동은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고 부부의 가사분담은 이제 점점
더 당연한것 처럼 되겠지.. 정말 능력있는 배우자를 둔
사람이나 이제 전업주부가 될거야. 뭐 엄밀히 말하면
직접적인 직업을 안가질뿐 사회활동 자체는 어느쪽이든
더 활발히 하겠지만...

Commented by Ranbel at 2008/03/26 17:29
로무/ 골치아프다는데에 동의. 너무 오랜기간동안 뿌리내린 상식과 격하게 충돌하는 부분이니-_-;; 그냥 나는 수입이 없는 남편에게도 세금 혜택을 줘야 하지 않느냐!같은 레벨의 이야기가 하고 싶은거. 여성부가 아니라 평등부를 만들어야 한다니까(툴툴)

코칭/ 끄덕끄덕. 확실히 저 상황은 애매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 근데 뭐 딱히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거나 '현재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두려움 보다는, '난 왜 야근을 이렇게 많이 해야하냐!'쪽으로 보여서 좀 더 불만이었던거.
형 말대로 앞으로 점차 바뀌고, 그런 변화하는 바탕에서 또 조율돼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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